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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 할머니.할아버지



매일 따뜻한 점심 공양



줄지어 늘어선 할아버지 할머니들. 서울 경기 지역에서 온 60세이상의 할아버지 할머니 2000여명이 매일 이곳에서 점심 공양을 한다.

“어르신! 여기에서 식사하세요. 천천히 맛있게 드세요.” 빈자리를 찾아 우왕좌왕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빈자리에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이 바쁘기만 하다. 서울노인복지센터 식당에는 매일 4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맹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인원이 필요한 것은 대규모 식당인데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아 일반인에 비해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끼 식사 준비에 쌀값만 67만원



적은 예산 자원봉사 땀으로 메워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지난 2001년부터 서울시로부터 위탁, 조계사가 지원사여 운영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의 1층에 있는 식당은 2000여 명의 노인들이 매일 무료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인원이 이용하는 것은 서울.경기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무료인 지하철을 타면 복지센터까지 쉽게 올 수 있고 노인들끼리 생활하다보니 마음도 편하고 복지센터 내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은 34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고, 부속시설을 제외한 주방만 46평이다. 한 끼 식사에 쌀이 40kg짜리 8포대로 쌀값만 67만원정도가 사용되는 등 4인가족 기준으로 5달여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또, 500인분 국솥이 4대, 180인분 가스취반기가 6대있다. 하지만 서울주변에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큰 식당이 없어 불교계가 운영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로 사람들이 몰리고, 1200여명을 기준으로 식당이 만들어져 있다보니 현재 2000여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 부족분을 식당 근무자와 자원봉사자의 신심과 봉사정신, 땀방울로 채우고 있다.



오전 7시30분부터 전날 미리 작업해 둔 재료를 이용해 조리를 시작한다. 오전8시께 그 다음날 사용할 조달물품이 도착하면 수량과 신선도, 품질 등을 꼼꼼히 검수한다. 25일에는 납품된 ‘파’와 ‘된장’의 상태가 좋지 않아 반납처리한 영양사 신경순 씨는 “음식맛의 기본은 재료이며, 면역체계가 약한 노인들이 먹는 음식이라 보다 철저하게 검수를 해야 한다”며 보는 것에서부터 냄새를 맡아보고 만져보는 등 꼼꼼히 살펴봤다. 요리하는 음식이 큰 국솥 바닥에 눌러 붙지 않게 하기 위해 음식을 열심히 젓던 요리사 장용웅(60)씨는 땀으로 흠뻑젖은 몸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주방에서 잠시 나와 휴식을 취했다. 장 씨는 “힘들어도 어르신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 돈 때문에 일했다면 진작에 그만뒀죠”라고 말했다.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1시20분까지 배식을 한다. 과거에는 일찍 도착하는 순서대로 식권을 나눠 줬지만 새벽 일찍부터 줄서거나 한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현재는 무작위로 식권을 13개조로 나눠 지급하고 있다. 식권에 표시된 시간이 되어야 식사를 할 수 있기에 가끔 일행과 함께 식사하지 못해 불평을 토로하는 노인들도 있다. 배식이 끝난 후 뒷정리와 다음날 사용될 음식재료를 준비하다 보면 오후 4시가 금방 넘어버렸다.



자식에게 혹시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김 모씨는 “나를 비롯해 여기 오는 사람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들과 며느리들이 용돈도 안주고 제대로 밥도 안 챙겨줘서 여기에 와서 하루 한 끼로 연명하고 있다”며 “자기부모 모시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노인들을 위해 땀흘려 일하는 조리사와 자원봉사자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말했다.



인터뷰====

자원봉사자 신동수씨



“부모님께 효도못한 죄책감 줄이려



여기와서 열심히 봉사”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해 항상 죄송한 마음을 지니고 사는데, 여기에 오시는 어르신들이 모두 저의 부모님이라는 생각하고 효도하는 마음으로 점심공양 준비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앞치마와 장화. 고무장갑 등을 착용하고 주방과 홀에서 동분서주하는 신동수(53)씨는 큰 덩치로 누구에게나 금방 눈에 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식당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주방내에서는 배식을 제외한 다른 업무는 하지 못하지만 신 씨는 예외이다. 직접적인 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신 씨는 요리사들과 함께 하고 있다.



신 씨는 “이렇게 많은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부처님께 감사하다”며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업장소멸’이라고 생각하지 자원봉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싱글벙글 웃으며 열심히 일했다.





- 요리사 최분조씨



“힘은 들어도 가난한 노인들에



보다 맛있는 음식 대접하고 싶어요”





“나도 늙은이지만 기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보다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일한다”는 요리사 최분조(69)씨는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며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좋을 일을 하는데 힘이 들긴 왜 드냐”며 돼 묻는다.



식당에서 음식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음식재료, 시설과 기술 등도 중요하지만 최 씨처럼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의 손맛이 꼭 필요한 법.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최 씨는 “그만두고 쉴려고 해도 천성이 일하지 않고는 못 산다”고 말했다. 최 씨는 “항상 부처님의 말씀을 따른다는 생각으로 내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여기에서 노인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만들어 대접하고 싶다”며 밝은 미소를 띄웠다.



불교신문 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